[후기] 안드로이드 뜻밖의 역사
이 책은 Androids: The Team that Built the Android Operating System 전문을 번역한 책이며, 영문으로는 해당 링크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 Read started from 2022.08.26
- 출간일: 2022.08.19
- 저자: 쳇 하스
- 출판사: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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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기술적인 세부 내용을 아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엔지니어 말고도 누구나 읽기를 바란다._1부 中
책을 읽기 전 팔락팔락 넘기다가 SCSI 단어가 나오길래 비관련 종사자는 읽기 힘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처음부터 읽는다면 미리 설명한 사람들이 나와서 알만한 이야기를 한다. 이 책에서 나는,
- 안드로이드 1.0을 릴리즈하기 위한 열정
- 안드로이드 내부 기능 각각이 탑재된 배경
- 안드로이드 OS가 시장에 나오기까지의 과정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봤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기대한다면 읽기 불편할 것 같진 않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열정.
다 읽고 나면 안드로이드라는 새로운 운영 체제를 위해 함께 토론하고 결정하며 달려온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는 확고한 느낌이 있었죠._1장 中
이 책을 읽은 시기가 마침 회사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일하면서 두 가지를 고민하던 때였다.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물론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고 있었으나 나는 내가 좋아해서 고른 이 직무에 관해 의구심이 생겼다.
‘나는 왜 안드로이드를 좋아했던 거지?’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처음 이끌렸던 이유가 기억나지 않았다.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나는 지금까지 인생을 회고하면서 그걸 찾아보고자 했다. 그런데 이 책은 표지처럼 안드로이드의 골대를 세우고, 내부 톱니바퀴를 채우고, 외피를 덮는 공정을 밟는다. 그게 뜻밖에도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자세한 건 여기에 적지 않겠으나, 첫 직장에서 C#을 했었고, 거기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안드로이드에 있었다는 걸 이 책에서 안드로이드의 내부를 하나하나 짚어주는 걸 따라가면서 발견해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두 번째, 배경.
안드로이드의 각 내부기능, 예를 들면 알람, 지도, 웹뷰는 물론이고 선택된 언어, 저장장치 구성, 이미지 렌더링에 관하여 코드로써 다뤄본 적이 있다면 더욱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현재 Android Developer의 플랫폼 아키텍처에서는 소프트웨어 스택(흔히 말하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구조’)을 아래와 같이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건 런타임이 ART(Android 5.0(API 레벨 21) 이상이 실행되는 기기의 기본 런타임)로 바뀐 2022년 버전 구조이고, 이 책에서는 1.0이하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므로 아래와 같이 런타임에 Dalvik을 사용하는 구조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현업 종사자라면 두 사진을 비교해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그림 출처: Anatomy Physiology of an Android (Google IO 2008)
“누군가 그걸 좋아했기 때문이 아니라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타당했기 때문이고 팀이 거기에 적응한 거예요.”_8장 中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다이앤이 한 말이다. 기능의 세부사항들은 모두 당시에 타당한 기준으로 선별되었고, 구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책에서 재미있게 읽고 기억에 남았던 게 몇 가지 있다.
- GPU없이 렌더링되던 시절의 이야기
- 초기 운영체제 모델로 오른 액티비티와 main() 함수
- ART 런타임으로 바뀌기 이전의 초기 런타임 형태
- View의 스레드 측면 작동 방식
포트 5228에 대한 내용도 잠깐 있었고 내용이 정말 알찼다. 안드로이드의 기능이나 구조를 한 번씩 언급해준다. 개인적으로 웹뷰에 대한 이야기가 길게 이어져서 좋았고, 업데이트 중 메모리 확보 및 보안을 신경쓴 부분도 자세하게 나와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1.0 릴리즈까지 타이트한 일정이었으나 결국 제품을 완성하여 최고의 타이밍에 출시한 안드로이드. <세상을 빛낸 Geek>에서는 맥의 화려함을 강조한 모양이나, 나는 <안드로이드 뜻밖의 역사>가 좋다.
안드로이드가 오픈 소스인 점, 앱스토어에서 사용자를 가리지 않은 점. 모두에게 열려있다는 인상, 그리고 개발자 친화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Android가 좋다:)
다음은 1부에 나오는 에번 밀러의 말을 옮긴 것이다. 이를 마지막으로 후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처음부터 필연 같은 건 없었어요.
안드로이드가 성공하지 못할 이유는 많았죠.
똑같은 일을 다시 이뤄 내고 싶다고 해도 할 수 없을 거예요.
뭔가 마법이 벌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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